천애명월도, 정통무협에 음악과 의상으로 현대적 감각 더했다
2018.01.20 01:01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천애명월도'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국내 시장에서 무협이라고 하면 다소 올드한 느낌이다. 일단 게임적으로 보면 MMORPG에서 국내 게이머에게 가장 익숙한 배경은 중세 판타지다. 여기에 ‘무협’하면 예전에 80년대에 자주 보던, 긴 옷을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던 옛날 영화나 소설이 먼저 떠오른다. 그 시절에 ‘무협’을 즐겼던 유저에게는 그리운 추억이지만, 무협을 많이 즐기지 않은 20대 이하에게는 나이 든 장르라는 첫인상을 준다.
오는 1월 25일에 국내 정식 서비스에 나서는 ‘천애명월도’는 무협 소설 작가 ‘고룡’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국내에 다소 올드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무협 MMORPG는 과연 어떠한 마음으로 국내 서비스를 준비 중일까? 유저들과 함께 게임 속 음악을 즐기는 음악회 ‘국풍가련화’를 준비 중인 ‘천애명월도’ 게임 개발사 오로라스튜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놀라웠던 점은 무협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국내와 중국 유저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무협의 원산지라 할 수 있는 중국 유저들 역시 ‘무협은 다소 올드하다’고 생각한다. 중국 게임사 오로라스튜디오 케이터 양 디렉터는 “무협이라는 장르 자체는 올드한 것이 아닌데 그동안 7, 80년대 영화나 게임에서 표현한 방식이 올드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부분을 개발팀도 느끼고 있었기에 ‘무협’을 조금 더 신선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양 디렉터는 “2년간 중국에서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한 결과 유저 연령대를 보면 18세에서 25세 사이가 많다. 이 수치를 보면 ‘천애명월도’ 연령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천애명월도’ 개발진은 무엇을 무기로 삼아 10대, 20대 유저가 꺼려하는 ‘무협의 올드함’을 줄이고 세련된 멋으로 게임을 가득 채운 것이다.
▲ 오로라스튜디오 케이터 양 디렉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정통 무협에 서양의 느낌을 입히다
한마디로 말해 올드하지 않은, 세련된 무협이 ‘천애명월도’ 개발진들이 찾아낸 답이다. 전통 무협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어색하지 않게 섞어서 연령대가 낮은 유저들도 고루하다는 느낌 없이 게임 속 무협의 묘미를 맛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무협’의 기본을 잘 살려야 한다. 현대적인 감각을 입히기 전에 ‘정통 무협’이라는 틀을 잘 짜두어야 게임의 방향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양 디렉터는 “중국 명소의 장관과 느낌을 살리기 위해 새로운 자체 엔진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지형의 높낮이, 소소한 오브젝트의 표현 방식을 세밀하게 살려 타 게임과 다른 무협의 느낌을 살릴 수 있었다. 여기에 강호의 느낌을 녹인 스토리를 통해 무림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일에 관해 설명하고, 위안허핑 등 중국 영화 무술 감독들과 함께 캐릭터 무술 동작을 만들어냈다”라고 설명했다.
▲ 전통 무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집중한 '천애명월도' (사진제공: 넥슨)
여기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핵심 요소가 음악과 의상이다. 우선 음악은 중국 전통음악 중 하나인 ‘국풍’에 오케스트라 등 서양 악기를 더했다. 중국 음악제작가이자 ‘천애명월도’ 음악 제작에 참여한 진치일 작곡가는 “중국 전통음악인 국풍을 서양 악기와 어우러지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2개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다 보니 유저들에게 새로운 강호의 느낌을 주고, 게임 속 음악들이 유저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오는 20일에 열리는 ‘천애명월도’ 음악회 ‘국풍가년화’에는 중국 유저가 직접 만든 ‘국풍음악’도 등장한다. 즉, 게임 속 ‘국풍’에 영감을 받아 노래를 만들 정도로 유저들이 ‘천애명월도’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의상 디자인에도 중국 무협과 서양의 느낌을 결합했다. ‘천애명월도’ 소파취 게임 디자이너는 “아트팀의 원래 목표는 정통 무협이었으나 제작하다 보니 점점 글로벌적인 표현이 들어가게 됐다. 가령 서양의 레이스와 같은 표현을 무협에 맞게 가지고 오거나 해적에 관련된 코스튬을 만들어내는 것 등이다”라고 말했다.
▲ 정통 무협에 서양의 감각을 입혔다 (사진제공: 넥슨)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은 중국을 넘어서 다른 나라 유저들을 끌어들일 정도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브루스 팡 글로벌 프로젝트 책임자는 “기본은 ‘국풍’이지만 글로벌에 내놔도 손색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중국 라이브 서버에 다른 국가 유저들도 있다. 동남아는 물론 미국, 러시아 등 서양권 유저들도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에 충분히 다른 나라에도 뻗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 오로라스튜디오 브루스팡 글로벌 프로젝트 책임자
따라서 한국 유저들에게도 ‘천애명월도’는 식상하지 않은 무협이 되리라는 것이 제작진의 각오다. 국내 퍼블리싱을 맡은 넥슨 김용대 온라인게임사업 본부장은 “현지화를 하며 고민이 많았다. 가령 ‘천애명월도’에는 국내 ‘길드’와 같은 ‘방파’라는 커뮤니티가 있고, ‘친구’를 뜻하는 ‘인연’, ‘인맥’ 등이 있다. ‘방파’를 ‘길드’로, ‘인연’을 ‘친구’로 바꿀지 많이 고민한 끝에 결론적으로 바꾸지 말자고 결정했다. 원작이 주는 무협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균형 잡힌 콘텐츠
하지만 국내만큼 MMORPG를 자주 경험한 곳은 없다. MMORPG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동시에 웬만한 게임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시장에 MMORPG 신작으로서 성공하고 싶다면 ‘세련된 무협’이라는 장르적인 특징 외에도 게임적으로 끌리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즉, 콘텐츠적으로 ‘천애명월도’만의 확실한 장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넥슨 김용대 본부장은 ‘밸런스’를 꼽았다. 게임 속 콘텐츠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천애명월도는 미묘한 타협점을 잘 잡았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부분은 조작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이나 ‘테라’와 같은 논타겟팅보다는 피로도가 덜하면서도 ‘아이온’과 같은 타겟팅보다는 콤보의 맛이 살아 있다. 이처럼 유저들이 지치지 않으면서도, 지루하게 느끼지 않을 만한 지점을 잘 찾아 놓았다. 그 짜임새와 밸런스가 좋다”라고 언급했다.
▲ 넥슨 김용대 본부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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