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가 보이지 않는 독특한 콘셉! '레인' 6월 국내 발매
2014.04.24 10:29게임메카 박준영 기자
SCEK는 지난 21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올해 상반기 라인업을 발표했다. 라인업에는 일본팔콤의 ‘영웅전설: 섬의 궤적’, ‘프리덤 워즈’ 등 국내 콘솔 게이머들이 정식 발매를 기대하던 작품들이 대거 포함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라인업 중에서는 지난 해 10월 PSN으로 다운로드 발매된 어드벤처 게임 ‘레인’도 있었다. ‘레인’은 독특한 콘셉과 몽환적인 스토리, 게임에 어울리는 잔잔한 음악, 동화를 보는 듯한 그래픽 등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전에 PSN 다운로드 형식으로 발매된 뒤에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패키지로 재발매된 ‘저니’와 마찬가지로 ‘레인’ 역시 오는 6월 패키지로 발매된다.
게임메카는 일본 도쿄의 SCE 본사에서 ‘레인’의 개발 총괄을 담당한 SCE 스즈타 켄 프로듀서를 만났다. 이전에 나온 게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 ‘레인’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스즈타 프로듀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레인' 런칭 트레일러
- ‘레인’에 대해 간단한 소개 바란다.
스즈타 켄: ‘레인’은 자신의 모습을 잃은 소년과 소녀의 모험을 그린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비가 내리는 아무도 없는 마을에서 소년을 조작하여 정체불명의 생물에게 빼앗긴 소녀의 그림자를 되찾음과 동시에 자신의 몸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한 모험을 펼치게 된다.
- 게임의 콘셉이 독특하다. 이와 같은 콘셉을 채용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스즈타 켄: 게임을 개발할 당시 소속되어 있었던 ‘Playstaion C.A.M.P!’ 팀은 SCE 재팬 스튜디오 내에서 다양한 센스를 가진 개발자들이 모인 집단이었다. 과거 ‘에코크롬’, ‘용사 주제에 건방지다!’, ‘패치워크 히어로즈’ 등 독특한 느낌의 게임을 개발하여 주목을 받았다.
신작을 기획하던 단계에서 ‘유저들을 어떻게 하면 놀라게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 결과 나온 아이디어가 ‘플레이어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전에 발매된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이 아이디어라면 유저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기획을 완성하던 과정에서 커다란 문제점을 발견했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보이지 않으면 유저가 조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를 통해 실루엣을 보이는 방식으로 변경하여 ‘캐릭터의 형태는 보이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는’ 현재 ‘레인’의 기본 틀을 완성할 수 있었다.
▲ '투명함'과 '비'를 결합하여 '레인'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
- 지난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 ‘레인’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들었다.
스즈타 켄: 게임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 때 ‘레인’의 개발을 중단하려고 했다. 대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 비가 오는 우중충한 마을에서 알 수 없는 괴물에게 쫓기는, 어두운 분위기의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힘들겠지만 언젠가 이러한 게임을 찾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다. 그 때를 대비하여 우리는 엔터테인먼트를 만들 뿐이다.”라는 팀 리더의 격려에 힘입어 다시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
개발 재개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게임 디자인의 방향성’이다. 이전까지는 ‘플레이어가 게임에 빠져들게 만들자’가 목표였지만 이후에는 ‘게임을 즐기면서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이전에는 소년의 ‘쓸쓸함’과 ‘고독’을 주요 테마로 내세웠지만 여기에 ‘호기심’과 ‘용기’ 등 긍정적인 요소를 추가했다. 게임의 배경인 ‘밤’ 역시 어둡기만 했던 기존과 달리 유니티 3D 엔진을 이용한 광원 조절과 특수 효과 등을 통해 판타지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다.
- 환경적인 요인 외에 게임 개발에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는가?
스즈타 켄: 유저들을 대상으로 ‘레인’의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의 예상과 달리 테스트에 임한 유저들은 괴물들에게 수없이 죽고 진행 방향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완성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유저 테스트 결과를 보고 상당한 쇼크를 받았다.
당시 버전은 개발자의 의욕만 앞선, 유저에게 친절하지 못한 게임이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불편한 ‘카메라워크’였다. 기존 ‘레인’의 ‘카메라워크’로는 진행 방향이나 현재 위치, 괴물의 습격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 등을 유저가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게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유저가 게임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했다. ‘카메라워크’의 개선과 유저 편의를 위한 레벨 디자인 수정 등 유저 테스트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모두 진행한 뒤에야 ‘레인’을 출시할 수 있었다.
▲ 유저 테스트 이전과 이후 달라진 '레인'의 모습
- ‘레인’의 플레이 타임은 여타 콘솔 게임에 비해 짧다. 또한 이전에 개발을 담당한 ‘무한회랑 2’에 비해 난이도가 낮다. 이렇게 게임을 기획한 이유는 무엇인가?
스즈타 켄: ‘레인’의 기획을 시작할 때부터 ‘저니’나 ‘링고’와 같은 게임을 목표로 삼았다. ‘레인’의 타겟층 자체가 ‘게임을 즐길 만한 여유가 없어서 짧은 시간 동안 마음 편하게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플레이 타임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게임의 난이도가 높으면 유저가 게임을 중간에 그만둘 가능성이 크다. ‘레인’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엔딩까지 계속 이어가는데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난이도를 낮췄다.
- 게임에 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연령은 어느 정도로 잡고 디자인했는가? 어린이 치고는 과감한 행동력이 돋보인다.
스즈타 켄: 10살 정도로 잡았다. 이들이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게임의 등장 인물이기 때문이다(웃음). 게임에서 소녀가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데 그 나이 대에는 소녀들이 소년보다 더 세기 때문이다(웃음).
- ‘저니’와 달리 ‘레인’은 멀티 플레이 요소가 없어서 아쉬웠다.
스즈타 켄: 사실 멀티 플레이 요소를 넣고 싶었는데 PS3와 게임 개발에 사용한 유니티 엔진과의 상성이 좋지 않아서 넣을 수가 없었다. 우리도 아쉽게 생각한다.
▲ 멀티 플레이가 되지 않아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았다
- PS비타로 ‘레인’을 발매할 계획은 없는가?
스즈타 켄: PS비타로 내고는 싶지만 시야각 문제나 기능적인 점에서 ‘레인’의 모든 것을 구현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만약 ‘레인’을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까(웃음).
- 6월에 발매되는 패키지 버전에 추가되는 콘텐츠가 있는가?
스즈타 켄: 게임 자체의 추가 요소는 없다. 다만 다이나믹 커스텀 테마와 메인 테마송, 뮤직 비디오가 패키지에 포함되어 발매될 예정이다.
- 지난 해 전 세계 발매되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유저들의 반응이 있다면?
스즈타 켄: 어린 시절 꿈에서 봤던 광경을 게임에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게임 덕분에 비가 좋아졌다, 비가 고인 곳을 밟았을 때의 느낌이 좋았다 등의 반응이 있었다.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이와 같은 반응이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했다는 것이다. 만국공통으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는 점을 알았을 때 기분이 좋았다.
▲ 플레이어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적들도 투명하다
- ‘레인’은 한국에도 정식 발매된다. 한국 유저들이 주목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스즈타 켄: ‘레인’은 비주얼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이다. 그리고 어렸을 때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게임을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레인’을 개발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레인’의 후속작이나 신작을 개발할 계획이 있는가?
스즈타 켄: ‘레인’은 시리즈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완결할 생각으로 개발했다. 다른 개발자들과 농담 삼아 이야기 한 것인데 비를 눈으로 바꿔서 ‘스노우’로 내면 어떨까 하고 생각은 해본 적이 있다. 물론 이렇게 내면 재미없는 게임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웃음).
- 게임을 기다리는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스즈타 켄: ‘레인’은 모습을 잃은 소년, 소녀의 모험을 그린 게임이다. 3 ~ 5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소년과 소녀가 펼쳐지는 ‘레인’의 감미로운 이야기를 한국 유저 분들이 재미있게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 SCE 스즈타 켄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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