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사실 난 한 방이면 죽는다! ‘비명횡사’ 게임 보스 TOP5
2017.05.18 20:58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수려한 용을 그리다가 마지막에 눈동자를 찍어 완성하는 것을 ‘화룡점정’이라 하죠. 게임 속 무용담에서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보스 몬스터입니다. 기나긴 여행의 종착지이자 얽히고 설킨 은원의 원흉, 그리고 푸짐한 보상을 얻기 위한 마지막 장애물이니까요. 모든 전설은 보스와의 영웅적인 전투로 마무리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따금씩 쓰러트리면서도 허탈할 정도로 별볼일 없는 보스들이 나와요. 특히나 요즘 게임은 버튼 몇 번 누르다 보면 보스전이 끝나는 경우가 적잖습니다. 이제껏 고생했으니 마지막은 편히 즐기라는 건지? 하지만 이런 허약한 보스보다 더한 녀석들이 있었으니… 이번 회에는 일격에 요단강 건너가는 ‘비명횡사’ 보스 다섯을 모았습니다.
5위, 옛 비룡(다크소울 3)
극악한 난이도로 악명 높은 ‘다크소울 3’에도 의외로 나사가 살짝 풀린 보스가 있습니다. 바로 로스릭 성을 지나 깎아지른 ‘고룡의 꼭대기’에서 만날 수 있는 ‘옛 비룡’이죠. 인간쯤은 한 입에 삼킬만한 거대한 덩치에 툭 튀어나온 뿔과 발톱이 굉장히 위협적이에요. 실은 그냥 잡몹인 ‘비룡’을 엄청 키워놓은 거지만 위용만큼은 거의 뭐 전설의 드래곤 못지않습니다.
이 정도 체급이니 가죽도 티타늄 강판 수준이라 어지간한 공격은 씨알도 안 먹히죠. 프로게이머라며 정면승부도 말리진 않겠습니다만, 그보단 주위 유적에서 최대한 높은 곳으로 올라가 낙하 공격을 먹이는 것이 제대로 된 공략법입니다. 대략 아파트 10층 정도에서 뛰어내리며 핵꿀밤을 놔주면 체력이 얼마나 남았건 한 방에 뻗어버립니다. 빗나가면? 그대로 낙사죠 뭐…
▲ 이마가 뽀송뽀송해보이는구나, 핵꿀밤 먹어랏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4위, 대마왕 쿠파(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으리으리한 대마왕 ‘쿠파’도 한때는 별 볼일 없는 보스였습니다. 사실 그가 데뷔한 85년도는 지금처럼 복잡다단한 보스전이 없었거든요. 스테이지 돌파가 어려웠던 것뿐이지 보스 자체는 그다지 중요치 않았습니다. 입에서 불덩이 좀 쏘고 망치 던지는 괴물 거북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거기다 여덟 스테이지 내내 같은 보스였으니 말 다했죠.
우여곡절 끝에 게임 막바지에 이르면 색이 살짝 다른 ‘쿠파’가 등장합니다. 실은 앞선 보스들은 전부 부하의 변장이었고, 이 녀석이 진짜였던 거죠. 과연 대마왕답게 펄쩍 뛰어오르며 망치를 여덟 개씩 던지는데, 이때 아래를 통과해 뒤쪽에 놓은 도끼로 쇠사슬을 끊어버리면 곧장 바닥이 무너져 용암에 빠져 버립니다. 하필 거기다 도끼를 놔둔 이유는… 저도 모르겠네요.
▲ 이보게 거북이, 잠시 아래로 좀 지나가겠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3위, 디 엔드(메탈기어 솔리드 3)
인간은 결국 생로병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 심지어 디지털 데이터로 구성된 게임 캐릭터조차도 가끔은 세월 앞에 사그라지고 맙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3’에 등장하는 ‘디 엔드’는 게임 역사상 전무후무한 노환으로 죽는 보스에요. 정확히는 제대로 승부를 겨루거나, 더 늙어서 쓰러질 때까지 기다리거나는 자유입니다만.
‘디 엔드’는 특수부대 코브라 소속으로 현대 저격술의 아버지와 같은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100세를 넘긴 노구임에도 그냥 싸워선 승리를 장담할 수 그 없죠. 대신 기지를 발휘하여 게임기 시계를 일주일 정도 감아버리면, 믿기지 않겠지만 총 한 번 못 쓰고 자연사해버립니다. 뭐랄까… 이걸 편안하게 보내드렸다고 좋아해야 할지 참 기분 묘하네요.
▲ 노병은 결코 죽지 않는다죠. 다만 사라져갈 뿐…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2위, 일렉트로큐셔너(배트맨: 아캄 오리진)
‘배트맨’의 도시 고담은 DC코믹스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범죄자가 넘쳐나는 장소죠. 미치광이 광대부터 천재 저격수, 맹독을 쓰는 식물인간, 날아다니는 방화광, 암살단의 불사신 수장까지 이건 뭐 답이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많은 악당이 모여들다 보면 머저리도 하나 둘씩 섞이기 마련. ‘아캄 오리진’의 ‘일렉트로큐셔너’야말로 아주 전형적인 삼류 보스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암흑가의 큰손 ‘블랙 마스크’가 ‘배트맨’을 제거하고자 모은 여덟 암살자 중 하나로, 이름처럼 직접 만든 전기 장갑을 애용합니다. 헌데 안타깝게도 ‘배트맨’ 의상이 절연이라… 단숨에 걷어차여 나뒹구는 충격적인 보스전을 보여주죠. 이에 천하의 ‘조커’도 어이가 없었는지 ‘일렉트로큐셔너’를 창 밖으로 던져버렸어요. 졸지에 유품이 된 장갑은 ‘배트맨’이 보조무기로 득템.
▲ 일렉트로뭐시기, 그는 좋은 보조무기 셔틀이었습니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1위, 나카야마 교수(보더랜드 2)
잔뜩 무게를 잡다가 허무하게 퇴장하는 보스도 곤란하지만 애초부터 조금도 긴장되지 않은 보스는 문제가 더 심각하죠. ‘보더랜드 2’ DLC ‘해머록 경의 대사냥 대회’ 속 보스 ‘나카야마 교수’가 딱 그런 꼴입니다. 당초 본편의 최종보스 ‘핸섬 잭’이 부리는 흔한 과학자에 불과했으나 엔딩에서 탈출하는 도중 어느 깊은 정글로 불시착하여 DLC에 출연하게 됐죠.
이 양반 과대망상이 어찌나 심한지 휴양하러 온 주인공에게 다짜고짜 자길 추격했다며 윽박지르고, 무시해버리면 이번에는 보스 대우를 해달라고 또 징징댑니다. 결국 마지못해 찾아가보면 보스랍시고 멋지게 등장하려다 발을 헛디뎌 굴어 떨어져요. 난간에 부딪칠 때마다 상단의 보스 체력이 한 칸씩 줄어들다가 바닥에 닿았을 때는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됐습니다. 어, 음!?
▲ 다른 의미로 죽일 수 없는 보스, 알아서 훅- 가버리니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