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반면교사 삼아, 세나 키우기는 "쉽고 가볍게"
2023.09.01 10:00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세븐나이츠는 넷마블이 스마트폰 게임 초창기 시장 주도권을 잡는 과정에 크게 일조한 시리즈다. 여러 영웅을 모아서 나만의 덱을 구성하는 재미를 앞세운 세븐나이츠 1편부터 원작과 다른 실사풍 그래픽에 깊이 있는 성장을 특징으로 삼았던 세븐나이츠 2, 세븐나이츠 영웅으로 변신해 즐긴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앞세운 세븐나이츠 레볼루션까지 여러 타이틀이 시장에 출격했다.
그러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넷마블이 실적발표에서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괄목할 결과를 빚어내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넷마블이 또 다시 세븐나이츠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게임을 낸다는 점에 원작 일부 팬들은 좋은 IP를 소모적으로 사용한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따라서 9월 6일 출시되는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실망감을 기대감으로 돌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선 제작진은 세븐나이츠 2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반면교사 삼아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넷마블넥서스 정성훈 총괄 PD는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에 대해서는 너무 안전함과 친숙함을 선택한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서 한 발 더 나아가보자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세븐나이츠 2에 대해서는 “캐릭터와 장비를 굉장히 깊이 있게 키워야 하고, 콘텐츠를 전환할 때마다 장비를 바꿔 끼는 것을 반복하는 부분이 피로감을 높여준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세븐나이츠 키우기에서는 장비를 빼고 만들어보자고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을 배제하고, 짬짬이 쉽고 가볍게 즐길만한 게임을 특징으로 앞세웠다. 우선 스토리적으로 기존 세븐나이츠 타이틀처럼 세계 전체의 운명을 걸고 싸우는 스케일이 큰 서사가 아니라 견습마녀 엘가가 셀럽이 되기 위해 나선 과정에서 일행들과 겪는 좌충우돌을 조명한다. 영화에 비유하면 반지의 제왕과 호빗의 관계와 비슷하다.
다만 정성훈 총괄 PD는 “작은 모험이지만 그 여파가 전체적으로 큰 이야기에 영향을 미치도록 구성했다”라며 “세븐나이츠 1편에서 알 수 없었던 이야기를 세븐나이츠 키우기에서 확인하고, 양쪽 퍼즐이 맞아떨어지면서 ‘이게 이러한 이야기였구나’라는 점을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시연 버전에서는 자동진행을 걸어두면 못 보고 넘어간 스토리를 모아서 다시 볼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 이에 제작진은 추후에 스토리를 따로 읽어볼 수 있는 콘텐츠도 마련할 계획이라 밝혔다.
캐릭터는 SD 형태로 그렸지만, 풀 버전 일러스트는 세븐나이츠 1편 원화가 다수가 참여해 다시 그렸다. 정 총괄 PD는 “세븐나이츠 1편 원화가 중 70% 가량이 참여했고, 기존 디자인을 재해석한 SD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라며 “1편 일러스트는 완성도가 높지만 리소스 역시 나이가 든다고 생각하며, 이를 재활용하는 것은 유저들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성 측면에서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장비는 없고 캐릭터와 펫이 존재한다. 출시 기준으로 캐릭터는 136종이며, 월간 기준으로 최소 2개에서 많으면 8개까지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정성훈 PD는 “내년 상반기 중 아이사 대륙 캐릭터도 대부분 업데이트될 것이라 보고 있으며, 아이사 대륙 캐릭터가 어느 정도 구성되면 저희가 생각하는 밸런스 등이 거의 완성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성장 구조는 단순하다. 사냥 중 모은 경험치는 캐릭터에, 골드는 공격력, 방어력, 생명력을 높이는데 투자한다. 아울러 뽑기, 박스 사용, 전투력 상승, 영웅 승급 등 미션을 달성하거나 시즌패스를 전개하면 캐릭터와 펫을 뽑을 수 있는 유료 재화 혹은 카드를 얻을 수 있다. 캐릭터와 펫 뽑기는 분리되어 있으며, 등급은 일반부터 유니크까지 5단계다. 아울러 중복 캐릭터를 획득하면 승급할 수 있고, 승급에 따라 능력치가 상승하는 일종의 컬렉션 시스템이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을 반복하며 스테이지를 돌파하며 스토리를 전개해나간다.
이 측면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광고 기반 BM이다. 광고를 시청하면 영웅 경험치,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높여주는 요리, 육성에 필요한 골드 등을 획득할 수 있다. 넷마블 김형진 사업부장은 “BM을 설계할 때 굉장히 적은 부담을 주는 것을 지향해서 광고를 적용했고, 광고도 플레이 동선이나 진행을 방해하지 않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래서 플레이 중 강제로 광고가 뜨거나, 광고를 보지 않으면 넘어가지 않는 부분 등은 철저히 배제했다. 대만, 태국, 미국 등에서 테스트했을 때도 플레이에 크게 방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세븐나이츠만의 특징을 살려 기존 ‘키우기 게임류’와 차별화한 부분은 무엇일까? 정성훈 총괄 PD는 “대부분 방치형 게임은 영웅 하나를 깊게 키우는 반면에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10명으로 구성된 파티를 육성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 부분은 근본적으로 영웅을 카드처럼 모으며 덱을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었던 세븐나이츠 1편과도 연결되며, 특히 PvP에서 전략을 드러낼 수 있는 측면이기도 하다. 정 PD는 “PvP 콘텐츠인 결투장의 경우 테스트에서는 픽업 영향으로 원거리가 유리한 면이 있었는데, 특정 타겟을 추적하는 스킬로 뒷라인을 습격하는 캐릭터로 이를 파훼할 수 있다. 여러 전략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했고, 특정 전략을 파훼하는 캐릭터도 준비해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밸런스다. 특히 세븐나이츠 1편에서 신규 캐릭터가 메타를 주도하는 것이 반복되며 유저 피로감이 가중된 바 있기에, 세븐나이츠 키우기에도 이 문제가 발생한다면 ‘쉽고 가벼운 게임’이 되기는 힘들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새로운 매커니즘을 도입한 신규 캐릭터를 출시하면서도 기존 캐릭터도 효용을 다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밸런스를 조정할 것이라 밝혔다. 정 PD는 “캐릭터 숫자가 많다 보니 모두를 동등하게 맞추기는 어렵지만, 정성껏 키운 캐릭터가 쉽게 버려지지 않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성훈 PD는 “프로젝트 시작 전에 좀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현재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에 부합할 수 있느냐다”라며 “예전에는 5분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게임을 했지만, 지금은 쇼츠와 같은 짧은 영상을 본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도 유저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정했고, 여기에 키우기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세븐나이츠 팬들에게 다가고 싶은 방향에 대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