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배틀프론트, 포스가 살아있는 배틀필드 전장
2015.10.12 15:18 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스타워즈: 배틀프론트'가 지난 8일부터 공개 테스트에 돌입했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루카스필름에서 제작한 영화 ‘스타워즈’는 해외에서도, 국내에서도 ‘현대의 신화’라고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 SF 작품이다. 당시 영화에서 선보인 독특한 세계관, ‘포스’에 대한 설정, 광선검을 휘두르는 기사 ‘제다이’, 거대 로봇과 레이저 빔이 오가는 전장 등은 게임에서 단골 소재로 수없이 다뤄졌다. 그리고 오는 2015년 말, 영화에서 보여준 박진감 넘치고 치열한 전장이 그대로 게임으로 돌아온다. 바로 다이스의 FPS 신작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는 지난 2004년 루카스아츠에서 발매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리부트한 것으로, 이번 최신작에는 ‘배틀필드’로 유명한 EA 산하 다이스에서 개발을 맡았다. 이번 작품이 특히나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배틀필드’에서 실감나는 전장을 구현한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이 사용됐다는 것과, 원작에서 하지 못한 방대한 크기의 전장을 멀티플레이로 재현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변화 때문인지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배틀필드’에 ‘스타워즈’ 스킨만 입힌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추측이 오가는 가운데 지난 8일(목), ‘스타워즈: 배틀프론트’가 공개 테스트로 대중에게 첫 모습을 드러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접 경험한 게임은 ‘배틀필드’보다는 간단하면서도 영화에서 보여줬던 ‘스타워즈’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놀이공원’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정신을 차려보니, 영화 속 ‘호스’ 설원이 펼쳐졌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시작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화려한 그래픽이다. 이는 2004년 당시 보여줬던 폴리곤 덩어리 그래픽을 생각했을 때가 아니라,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도 밀리지 않는다는 소리다. 특히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을 통해, ‘스톰 트루퍼’가 뛰어다니고, 빔 병기들이 불을 뿜는 영화에서나 보던 실감나는 전장을 고스란히 구현했다.
실제로 게임을 시작하면,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새하얀 설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보기만해도 강철의 육중함이 물씬 풍기는 제국군의 ‘AT-AT’ 4족 보행 로봇과 ‘AT-ST’ 2족 보행 로봇도 묵직한 사운드와 함께 전장을 가로지른다. 보통 하얀 투구와 갑옷를 쓴 사람이 전장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어색해 보일 수도 있는데, 그런 위화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배틀필드’ 못지 않은 현실감을 선사한다.
▲ 보기만해도 열기가 느껴지는 '타투인'의 사막부터...
▲ 거대한 'AT-AT'가 활보하는 '호스'의 설원까지 모두 담았다!
영화 같다는 건, 단순히 그래픽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주위에 보이는 세밀한 배경 연출이나, ‘스타워즈’를 대변하는 익숙한 배경음악은 여기에 한 몫을 제대로 더한다. 하늘에는 반란군의 ‘스타 크루져’와 제국군의 ‘스타 디스트로이어’가 서로에게 레이저 포를 쏘면서 함대전을 벌이고, 지상에서는 지평선 너머로 거대한 ‘AT-AT’들이 서서히 걸어오는 등 전장을 바라보기만 해도 온몸에 전율이 몰려올 정도다.
배경음악이나 효과음도 영화에서 들었던 소리들을 그대로 활용해, 보다 영화와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노래는 단순히 귀를 즐겁게 하는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상황까지 전달한다. 실제로 게임 중에는 제국군 영웅인 ‘다스베이더’가 전장에 등장하면 어김없이 ‘임페리얼 마치’가 들려와 ‘반란군’들에게 공포를 선사했다. 영웅이 그렇게까지 위력적인 건 아니지만, 배경음악이 들려오는 것만으로도 영화에서 보여주던 압도적인 포스의 기운이 실제로 느껴지는 듯한 착각마저 선사했다.
▲ 하늘을 살펴보면 이미 함대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 영화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 넘어지고, 뒤로 넘어간다
▲ '다스베이더'가 등장할 때는 역시 '임페리얼 마치'가 빠질 수 없죠
영화 속 ‘반란군’의 기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는 눈이나 귀는 확실히 만족시켰다. 그렇다면 실제 게임성은 어떨까? 일단 게임 모드들을 평가하자면, 마치 놀이 기구를 타는 것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를 선사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몰려오는 적을 상대하는 ‘서바이벌’, 하늘에서 떨어지는 캡슐 모양의 ‘포드’를 두고 벌이는 ‘포드 점령전’ 그리고 설원에서 거대한 ‘AT-AT’를 두고 벌어지는 ‘어썰트전’ 총 3가지 모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기존 FPS와는 방식이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레이저 총과 거대 로봇이 판을 치는 세계관 답게 확연히 다른 스케일로 플레이어를 압도한다.
▲ '서바이벌'에서는 혼자서 몰려오는 '스톰 트루퍼'를 상대하고...
▲ '드롭존'에서는 '포드'를 두고 가벼운 전투를 벌인다
▲ 하지만 게임의 메인은 어디까지나 '어썰트전'이다!
3가지 모드 중 이러한 차별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건 ‘어썰트전’이다. 최대 40명이 반란군과 제국군으로 나뉘어, 설원에서 전투를 벌이는 모습은 영화 ‘스타워즈 5: 제국의 역습’에서 보여준 ‘호스 전투’와 똑같다. 지상에서는 도무지 쓰러질 기미가 안 보이는 거대 로봇을 부수기 위해 전투를 펼치고, 하늘에서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전투가 벌어진다. 그야말로 여태까지 타 게임에서는 볼 수 없던 화끈한 총력전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전장에만 등장하는 탑승형 장비만해도 많다. 레이저 빔을 난사하는 포대부터, 이족보행 로봇 ‘AT-ST’, 심지어 호위대상인 ‘AT-AT’를 일정시간 조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공중에는 제국군의 ‘타이파이터’와 반란군의 ‘X-윙’과 ‘스노우 스피더’에 탑승한 유저들이 치열한 전투를 펼치기 때문에, 긴장을 놓았다가는 순식간에 쓰러질 정도로 긴박감 넘치는 전장을 경험할 수 있다.
▲ 지상에서는 이족 보행 'AT-ST' 로봇를 타고...
▲ 공중에서는 '타이-파이터'를 운전해볼 수 있다
▲ 심지어 일정시간동안 거대 'AT-AT'를 조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전장을 뛰어다니고 있으면, 영화 ‘스타워즈’의 전장에서 일반 병사가 얼마나 살아남기 힘든지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영화에서처럼, 영웅 캐릭터는 그야말로 병사들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린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다스베이더’와 ‘루크 스카이워커’ 2명의 영웅이 등장했는데, 이들은 레이저 빔을 광선검으로 쳐내는 것은 물론, ‘포스’로 적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엄청난 성능을 자랑했다. 특히 고속으로 다가오는 병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소름 돋을 정도의 공포를 선사했다.
이처럼 게임성 역시 영화를 보면서 느끼던 치열한 전장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총을 맞으면 쓰러지면서 과장되게 뒤집어지는 적들, 막강한 로봇, 여기에 영웅까지 이전 FPS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모습이다. 언뜻 보기에는 유치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영화 ‘스타워즈’라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런 재미가 게임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 영웅이 걸어오고 있다면, 빠른 전멸을 외치자
▲ 포스부터 남달라서 그런지, 여유가 느껴진다
‘배틀필드’보다는 간단, 그렇기 때문에 더욱 즐겁다
사실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건 ‘스타워즈: 배틀프론트’가 다이스 ‘배틀필드’의 유전자를 얼마나 담고 있냐는 것이었다. 조작이나, 인터페이스, 그리고 시스템을 살펴봤을 때,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는 ‘배틀필드’에 비해 간소화됐다.
기본적인 조작이나 방식은 유사하지만,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움직이던 ‘포복 액션’과 앉아있을 때 조준이 조금 더 정확해지던 부분 등이 삭제됐다. 여기에 ‘배틀필드’의 특징인 ‘분대 시스템’도 사라지고, 대신 간소화된 ‘버디 시스템’이 등장한다. 기존에 분대 단위로 활동하는 대신, 전장에서 1명의 ‘파트너’와 함께 전투를 치르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배틀필드’에서 보다 현실적이고도 전략적인 전투 요소로 작용했던 부분들이 사라지니, 조금은 아쉬운 감도 없지 않았다.
▲ 이렇게 화력이 오가는 전장에서, 파트너의 생존을 장담하기 힘들다
▲ 앉으나 서나, 레이저 소총이라 조준점에 변화가 없다...
물론, 이런 부분들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축소된 부분들이 게임에서 쏘는 재미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게임 내 무기 체계를 살펴보면 이런 느낌이 더욱 와 닿는다. 레이저 소총인 ‘블래스터’ 하나로 축소되고, 나머지는 일종의 보조 장비 개념인 ‘카드’를 설정하는 바뀌었다.
보조 장비에는 ‘열 감지 수류탄’부터, ‘제트팩’, ‘사이클 라이플’ 등 다양한 장비가 존재했는데, 이를 설정할 수 있는 공간은 3칸뿐이라 이전 ‘배틀필드’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했다. 상황에 맞춰 장비만 제대로 갖춘다면, 한번에 여러 명의 적을 쓰러뜨릴 수 있는 짜릿한 장면도 연출할 수 있었다.
▲ 아직 테스트 기간이라 그런지 '블래스터'의 종류가 많지 않다
▲ 이렇게 보조장비 3개만을 들고, 전장에 뛰어들게 된다
▲ 무기 체계가 간단하니, 그냥 잘 쏘기만 하면 된다
또한, 전장에서 다양한 아이템과 탑승용 아이템을 배치해 이 같은 부분을 대체했다. 전장에는 무작위로 ‘토큰’ 형태의 아이템이 등장했는데, 이를 획득해 유용한 장비를 얻을 수 있었다. 종류에 따라 ‘X-윙’이나 ‘AT-ST’ 같은 탑승형 장비는 물론, 거치형 기관총, 보다 강력한 수류탄, 폭격 요청, 심지어 ‘영웅 변신’ 등 다양한 효과를 지닌 아이템이 등장했다.
이처럼 게임은 ‘배틀필드’ 특유의 현실적인 전장의 느낌을 조금은 퇴색시키고, 보다 간단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공원과도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다양한 탈것과 아이템, 그리고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될 수 있다는 재미는 이번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만의 고유 특색인 것이다.
▲ 그냥 대충 조준하고 쏴도 무려 3킬!
▲ 직접 영화 속 영웅이 되는 재미는 쉽게 맛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