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성 쌍둥이 게임의 대명사인가?(파랜드 택틱스 FX 한글판)
2003.08.13 19:29게임메카 정우철
드디어 한국의 파랜드 택틱스 팬들 앞에 시리즈 최신작인 ‘파랜드 택틱스 FX'가 등장했다. 그러나 이제 알만한 게이머는 다 알겠지만 파랜드 택틱스 시리즈는 1, 2편을 제외하면 정통 택틱스 시리즈가 아닌 파랜드 사가, 파랜드 오딧세이, 파랜드 심포니라는 외전 격의 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 등장한 파랜드 택틱스 FX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파랜드의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던 새로운 게임에 파랜드의 이름을 붙였다는 것과 원작의 이름이 따로 있다는 것 정도는 상식으로 알아두자.
▶한글판 파랜드 택틱스 FX |
▶원작은 이것이다! |
원작의 제목은 Men at Work 2
파랜드
택틱스 FX의 원제목은 맨 앳 워크 2(Men at Work 2)로 일본의 유명 게임 제작사인
스튜디오 에고에서 만들어진 게임이다. 알만한 게이머들은 다 알겠지만 스튜디오
에고는 18금 게임업체로 알려졌으며 캐슬판타지아 등으로 이미 게임을 접해본 게이머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 같은데... |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3가지 정도로 파랜드 FX는 파랜드 택틱스의 정식 시리즈는 아니라는 것, 원작은 18세 이상 게임이라는 것(물론 파랜드 택틱스 FX는 전연령 게임이다), 그리고 원작에는 전작이 있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 알아두면 좋은 것은 맨 앳 워크 2는 재미있는 게임이며 스튜디오 에고의 대표작이라는 점이다. 즉 파랜드 택틱스라는 이름을 안가지고 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사실. 그럼 이제 게임의 내용을 살펴보자.
전작의 내용을 먼저 살펴보자
파랜드
택틱스 FX는 국내에서는 파랜드 택틱스 시리즈를 계승하고 있지만 이전 작품과는
세계관, 등장인물 등이 전혀 연관되지 않는다. 이는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볼 수
있는 프롤로그부터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갑자기 등장하는 등장인물과 주인공과의
관계부터 알쏭달쏭 해지고 이후 어떤 스토리로 이어질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파랜드 택틱스 FX의 전작, 그러니까 맨 앳 워크 1은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
헌터들의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이 스토리를 이어받아 파랜드 택틱스 FX는
전작의 주인공들이 세운 몬스터 헌터 아카데미를 배경으로 진행하게 된다.
▶한적한 마을이 게임의 배경 |
파랜드 택틱스 FX에서 주인공인 크리프는 전작의 주인공 부부가 사건을 맡으러 비운 사이 아카데미의 운영을 책임지게 되고 여기서 같이 살고 있는 후보생 소녀(다 여성들이다...)와 벌이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연애 시뮬레이션적인 요소가 듬뿍 포함되어 있다.
단순한 SRPG 장르가 아니다
이전까지의
SRPG는 강제적인 시나리오를 따라가면서 무작정 전투만 반복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지루해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파랜드 택틱스 FX는 이런 단순한 SRPG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주고 싶으며 이 시도 역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전투만 하는가? |
▶연애도 해야 싸움도 잘한다 |
일단 전투가 진행되는 방식이 강제적인 전투의 발생이 아닌 이벤트 형식이라는 점이다. 3D로 구성된 필드에서 길을 찾아나가면서 랜덤하게 만나는 적들과 전투를 시작한다는 점과 적과 만날 경우 화면이 유리 깨지듯 박살나면서 전환되는 효과는 파이날판타지 10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의 난이도는 높은편?
게임의
난이도는 게이머에 따라 높다고 말할 수 있다. 난이도가 높은 이유는 게임 자체가
전투모드와 연애 어드벤쳐 모드로 나뉘어져있기 때문이다. 게임시간상 낮과 밤에
활동하는 방식이 틀린데 주로 낮 시간에는 여성들과 만나 호감도를 높이는 어드벤처
모드, 밤에는 몬스터를 잡거나 의뢰를 해결하러 나가는 전투 모드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데 낮에 여성들을 잘 꼬시지 못한다면 전투에서도 낮은 호감도로 합동 공격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밤에는 싸우고... |
▶낮에는 꼬신다... |
한마디로 낮에는 여자 꼬시고 밤에는 일하는 생활의 연속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등장하는 여성만 5명에 이르고(물론 1명은 유령, 1명은 서큐버스이지만...) 이들과 엔딩이 하나하나 존재하는 멀티 엔딩이라는 점에서도 또한 모든 CG를 다 보고 싶다면 최소 5번은 게임의 엔딩을 봐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이들과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서 이벤트를 봐야 하는데 이벤트 자체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주인공이 가야만 발생하기 때문에 이 조건을 찾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난이도가 높아지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루할 틈이 없다. 한마디로 재밌다
플레이를
하다보면 지루해할 틈이 없다. 전투는 속성을 이용한 속성공격과 호감도가 높은 여성
캐릭터와 합체공격을 할 수 있으며 연속적인 공격에 의한 콤보 공격도 이루어진다.
특히 마법을 사용하면 3D 효과를 통한 멋진 화면들이 게이머의 눈을 즐겁게 해주며
등장하는 몬스터도 상당히 귀엽게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해주는
요소가 바로 어드벤처 모드에서의 잔재미라고 할 수 있다.
▶틀린그림 찾기를 해보자(왼쪽이 일본판, 오른쪽이 한글판) |
어드벤처 모드는 게임의 진행상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엔딩과 연관지어 본다면 70%이상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말빨을 통해 호감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는데 이벤트가 코믹하고 재미있는 요소를 듬뿍 포함하고 있다. 물론 원작이 18금 게임이라는 점에서 약간 야시시한 여탕 훔쳐보기 등의 이벤트도 등장한다. 당연히 그림의 수정이 이루어져 있지만 말이다.
▶최종 목적은 헤피엔딩! |
▶콤보 공격도 가능 |
특히 대부분의 롤플레잉 게임의 목적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대마왕의 손아귀에서 평화를 지키고 정의를 수호하는 용사들의 영웅담을 통해 마왕의 최후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파랜트 택틱스 FX는 마왕 따위는 발도 못 붙인다. 게임의 목적은 등장하는 여성들과의 행복한 해피엔딩을 이룰 수 있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참신한 설정이 게임을 재미있게 해주는 약방의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무난한 한글화, 원작의 목소리를 그대로
일본게임이다
보니 한글화 작업을 필수적이다. 일단 게임의 번역수준은 무난하다. 어색한 한글화는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나름대로 일본어 농담도 한국식으로 잘 표현했다. 다만 한글
폰트가 조금 크기 때문에 거슬리는 면이 없지는 않으나 눈감아 줄 수 있는 정도다.
또한 이 게임은 풀 보이스를 채택해 캐릭터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를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단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라는 점.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원어더빙에
한글 자막이라는 것이 더욱 좋게 느껴진다(물론 한글더빙에 돈이 들어가서 안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말이다).
▶무난한 한글화 |
다만 한글화의 원인인지 게임중 그래픽이 깨져버리거나 겹쳐 나오는점, 갑자기 윈도우화면으로 튕기는 버그 등은 게임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버그들은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참 시나리오를 진행하다가 세이브를 못했는데 버그가 발생하면... 그것도 롤플레잉에서 버그로 튕기면 살인 충동이 일어난다는 것는 누구보다도 게이머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매번
파랜드 택틱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진정한 후계자는 어떤 것인지 알쏭달쏭 하다.
파랜드 1, 2를 만든 제작진이 TGL을 떠나 바로크를 만들었고 이들 역시 파랜트 택틱스의
후속작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파랜드 택틱스 FX는 TGL도 아닌 바로크도 아닌 스튜디오
에고에서 파랜트 택틱스 1, 2편의 개발진이 만들었다.
▶웃을 수도 없고 |
▶울 수도 없는 현실 |
지금에 와서 누가 진정한 후계 시리즈인가를 정의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다만 하고 싶은 말은 파랜드 택틱스 FX는 파랜드 택틱스의 시리즈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며 엄연히 원작이 존재하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굳이 위치를 가리자면 국내에서 파랜트 택틱스의 시리즈에서 파생된 하나의 줄기가 된다는 것 정도.
시리즈의 연관성을 소중히 하는 게이머 특히 영웅전설과 같이 각 시리즈가 철저한 복선과 스토리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순수하게 게임의 재미만을 찾는 사람이라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타이틀이다. 이런 게임이 꼭 파랜드 택틱스의 이름을 달고 나와야만 했을까 할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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