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어스 엑스 휴먼 레볼루션, 복합 장르에도 `수작` 이 나왔다
2011.08.31 20:44게임메카 임진모 기자
▲지난
23일 발매되었지만, 국내에서는 스팀 오류로 26일부터 플레이가 가능했다
반다이남코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데이어스 엑스’ 의 후속작 ‘데이어스 엑스: 휴먼 레볼루션(이하 데이어스 EX)’이 지난 23일 인트라링스를 통해 PC, PS3, Xbox360 기종으로 매뉴얼 한글화되어 발매했다. 발매 당일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PC판 ‘데이어스 EX’ 가 밸브의 클라우드 서비스 스팀의 연동 과정에서 출시일 코드 오류가 발생해 설치가 불가능했다. 결국은 유럽 발매일과 동일한 26일이 되어서야 플레이가 가능했다.
‘데이어스 EX’ 는 액션과 슈팅, 어드벤처와 성장요소 그리고 잠입까지 총 5가지 요소가 포함된 복합 장르의 게임이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1인칭 시점에서 플레이가 진행되며, 엄폐를 통해 ‘바이오하자드’4편부터 채용한 1인칭도 3인칭도 아닌 어깨너머를 보는 듯한 독특한 시점도 존재한다. 또한 경험치를 통한 성장요소 시스템을 지원해 숨겨진 능력을 개방하거나, 다양한 액션도 가능하게 해준다.
전작과는 다른 새로운 무대, 한글화의 부재가 아쉽다
시대설정은 전작의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2027년, 자연인과 신체 일부를 기계로 개조한 증강인의 충돌과 범죄가 반복되던 암울한 미래사회다. 게임의 주인공은 특수요원 아담 젠슨으로 홀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거대한 음모에 맞서며, 전작과의 연계성이 없는 오리지널 이야기로 진행된다.
‘데이어스 EX’ 는 시나리오 전개에 따라 어드벤처 파트로 분기점이 존재한다. 분기점과 선택 대답은 총 4개로 이벤트 대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대답에 따라 캐릭터의 생사는 물론 주변의 태도나 말투 및 엔딩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한 ‘데이어스 EX’ 의 NPC들은 각자의 삶과 언어가 존재하는 등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텍스트 비중(언어 의존도)이 굉장히 높은 게임으로 자막한글화의 부재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사소한
메일이나 미션 내용은 읽어보면 아주 재미있다
▲선택에
따라 전혀다른 결과가 존재한다
▲캐릭터의
생사는 물론 엔딩에도 영향을 끼친다
복합 장르만의 독특하고도 차별화된 재미
‘데이어스 EX’ 미션의 공통적인 목표는 들키지 않게 목적지까지 몰래 잠입하는 것이다. 잠입은 적이나 감시 카메라등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앉아 걷기를 기본으로 움직이며, 몰래 적의 뒤로 다가가 단축키 Q 로 ‘제압’ 을 할 수 있다. ‘제압’ 후에는 단축키 E 를 눌러 시체를 끌고 이동할 수 있으며, 누군가의 시야에 띄지 않게 처리할 수도 있다.
앞서 말한 잠입의 정석은 언뜻 쉬워만 보이지만, 실제 ‘데이어스 EX’ 를 플레이 해본다면 잠입은 절대 쉽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덕분에 이런 장르가 처음인 유저는 물론 여타 다른 잠입 소재의 게임을 해본 유저라도 진입장벽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데이어스 EX’ 의 잠입은 적들의 머리 위로 지나간다거나 시선을 돌리는 등의 정면돌파는 없으며, 오로지 크게 우회하는 이동과 숨겨진 통로를 쓰거나 적이 이동하면 엄폐물 사이를 지나가는 것 외에는 없다.
▲메인
퀘스트에 빠지지 않는 통로
만약 들키게 된다면, 일사불란하게 다가오는 적들과 추가 병력과의 전투를 벌이게 된다. 적들은 따로 체력게이지가 보이지 않으며, 자연인과 증강인의 차이에 따라 또 덩치에 따라 체력의 적고 많음의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총기에 따라 쏘게 되는 부위별로 대미지가 다르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적의 머리를 겨냥해 쏘게 되어도 무기 대미지가 약하면 한번에 죽이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데이어스 EX’ 는 모서리에서 들키지 않게 주변을 살피거나 전투로의 병행도 가능한 ‘엄폐’ 를 사용할 수 있다. ‘엄폐’ 는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몸을 기댈 수 있는 크기의 벽이라면 어디서든 사용 가능하다. 또한 조준점 사격을 제외한 전투는 모두 ‘엄폐’ 를 통해 진행되며, 적과의 거리나 총기의 특징에 따라 사거리와 딜레이 차이도 존재한다.
▲엄폐를
통해 적의 시야에 들키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그 밖에 사격 타이밍과 장전 타이밍에 적들도 ‘엄폐’ 를 활용하며, 주인공이 이동 없이 한 자리를 고수하면 수류탄을 던지는 등 지능적인 플레이도 선보인다. 또한 주변 오브젝트로 유리창이 깨지거나 생화학가스에 괴로워하며 흔들리는 화면의 박진감과 스릴감 넘치는 전투가 일품이다. 반면 모델링 연출 부분은 호불호가 갈린다. 적들은 서있거나 앉는 등의 다양한 자세와 장소에서 주인공에게 제압(혹은 죽임)을 당한다. 헤드샷의 경우 경련과 함께 힘없이 쓰러지는 모션은 좋으나, 샷건이나 개틀링 등 위력에 강한 총기를 활용해 엄폐물에서 쓰러트린 경우는 중력과 무게 중심에 따라 서서히 몸이 바닥으로 힘없이 기운다. 리얼함을 살리고 시체를 치울 수 있게 재연한 연출이지만, 실제로 보면 전혀 상관없는 팔다리가 뒤틀려있고, 흐느적거리는게 무게감을 일절 찾을 수 없다. 더욱이 피는 튀지만, 시체자체는 멀쩡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높은 난이도를 실감할 수 있는 건 소지품을 관리하는 인벤토리창에서다. 소지품은 크게 회복물품과 총기 그리고 탄으로 나뉘며, 모두 크기에 따라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또한 다양한 총기의 종류와 전용 탄까지 별도로 존재해 오히려 게임 플레이를 어렵게 만들었다. 플레이 내내 탄과 총기에 신경 쓰면서 억지로 회복물품을 사용하거나, 탄이 없어 총기를 버려야 하는 등의 강요를 동반한 행동이 필수다.
▲잠입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이런 결과가 반복된다
▲얻게되는
아이템의
갯수는 굉장히 많지만
▲인벤토리가
여유롭지 못해 버리거나 그냥 지나치는 일이 많다
일반 적들과는 다르다! 맥빠지게 쉬운 보스전
일반 적들의 난이도는 까다로운 반면, 보스전은 맥이 빠지도록 쉬운 게 큰 단점이다. 보스전에 돌입하면 일반 적과 똑같이 체력이 따로 표시되지 않으며, 기본 무기로 개틀링을 난사하는 등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똑같은 패턴의 공격과 장전을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스의 공략법은 단순하게 공격 타이밍에선 엄폐물에 잘 숨어있다가 장전 타이밍을 보이면 공격을 하고 보스가 다시 사격을 시작하면 엄폐물에 숨는 행동을 반복해 손쉽게 클리어 할 수 있다. 또한 모든 행동이 제자리에서 클리어 할 수 있으며, 보스의 공격은 엄폐물을 부수지 못한다는 것도 재미를 떨어뜨린 부분이다.
심지어는 제 꾀에 넘어가 자멸을 초래 하기도 한다. 첫 보스전의 경우는 수류탄 두발을 투척하는데, 주변 엄폐물에 튕겨져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수류탄은 내 주변만이 아닌 보스 앞으로 떨어져 혼자서 생화학 가스에 괴로워하다 쓰러져 클리어에 성공했다. 이건 보스전이 아닌 이벤트 전투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다.
▲이벤트
영상의 카리스마는 보스전에 없었다
▲제자리에서
대미지를 눌러버리는 것도 가능
게임성과 자유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꿩보다 닭이라고 했던가? 성장요소와 함께 방대한 맵 속에 구현된 자유도 높은 플레이는 ‘데이어스 EX’ 의 최대 장점이다. 그 중심에는 투자를 통한 능력개방인 ‘증강(AUGMENTATIONS)시스템’ 이 존재한다. 증강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총 7가지 ‘범주’ 로 나눠져 있으며, 업그레이드를 통해 강화할 수 있다. ‘범주’ 는 능력에 따라 힘이 부족해 들 수 없던 엄폐물를 옮긴다거나 달리기의 속도증가 그리고 액션 커맨드 사용횟수인 배터리를 늘려주는 등, 전반적으로 게임의 편의와 재미를 높여주고 있다.
‘범주’ 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는 ‘프락시스 포인트(Praxis Point)’ 가 필요하다. ‘프락시스 포인트’ 는 해킹이나 시나리오 진행 및 클리어에 대한 보상으로 제공되며, 유저의 활약에 따라 더 많은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또한 취향에 따라 잠입에 특화된 신체가 될 수 있으며, 전투에 특화된 신체로도 육성할 수 있다.
▲게임의
핵심 기능인 '해킹' 으로도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육성하느냐에 따라 재미도 틀려진다
▲능력을
강화시켜 없던 길을 만드는 것도 가능
‘데이어스 EX’ 는 숨겨진 장소와 서브 퀘스트가 구현된 방대한 세계관에서의 자유도로 절정을 이룬다. 서브 퀘스트는 메인 퀘스트로 이동하는 중에 마을 구석구석까지 활보가 가능하다. 또한 무기상이나 클리닉 건물에서 각종 회복 아이템과 다양한 무기를 돈으로 구매 및 판매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수많은 NPC 들을 무참히 학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탄을 구하기 힘든 초반, 필자는 총기를 소지한 NPC들을 없애면서 탄을 보강하기도 했다. 또한 이동루트의 반대로 탈출구에서 입구로 나올 수 있는 등 메인 시나리오와는 무관한 방대한 맵을 체험하며 자유도의 실체를 실감했다..
필자는 리뷰에 앞서 해외 게임웹진들의 평점을 믿지 않았다. 모두가 수작 이상으로 칭찬할 뿐이라 너는 수작이 아니다라는 리뷰를 쓰겠다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잘 구현된 자유도와 액션에서 나오는 재미는 수작이라는 평에 틀림이 없었다. 사실 복합 장르의 시도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복합 장르에서도 모두가 인정할 만한 수작이 나왔다는 것은 기념 할 만한 일일 것이다.
▲층
위치는 물론 도착 장소까지 상세하게 표시된 2D 맵 기능
▲집거나
부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이렇게 눈에 띄는 노란색으로 표시되었다
▲시비를
거는 불량배를 죽이고, 총기와 탄약을 탈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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