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떼전술 액션의 생명은 이제 끝났다(배틀필드 2)
2005.02.07 12:53게임메카 윤주홍
▶ 배틀필드 2 |
1인칭액션게임(이하 FPS)의 변천사는 하드웨어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팅이라는 말이 걸맞을 정도로 단순한 개념의 울펜슈타인에서부터 보다 발전된 형태의 액션을 추구하는 둠과 퀘이크, 스토리라인을 중시하는 하프라이프, 파괴의 미학에 중점을 둔 시리어스샘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품은 하드웨어의 발전에 발맞춰 늘어난 표현의 자유와 함께 장르가 세분화되기에 이른다.
▶ 정말 세상 많이 발전했다 -_-; |
FPS의 여러 갈래 중 하드웨어 발전에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종류는 바로 대규모의 플레이어가 육박전을 벌이는 ‘트라이브스’나 ‘배틀필드 시리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둠 3나 하프라이프 2처럼 그래픽의 질적인 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하드웨어의 높은 요구사항과 다른, 인터넷의 발전과 하드웨어의 향상 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던 장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발전된 형태의 대규모 멀티플레이 FPS는 또다시 다양한 종류의 작품이 등장하며 그들만의 경쟁구도를 가열시키고 있다. 그 경쟁구도의 정점에서 대규모 멀티플레이의 개념을 재정립하기 위해 분투 중인 ‘배틀필드 2’. 두 배 이상 업그레이드된 화력으로 FPS 전장의 포화 속에 뛰어드려는 이 작품을 새롭게 살펴보도록 하자.
더 이상의 ‘독고다이’는 없다
배틀필드
2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는 개념은 바로 팀단위 전술이다. 이미 울펜슈타인: 에너미
테러토리나 플래닛사이드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은 팀단위 전술의 재미를 최대한
접목시키기 위해 투자한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이는 2편에서 등장하는 7가지의 클래스(전투병, 저격병, 대전차포병, 지원병, 공병, 위생병, 특수대원 등)가 가지고 있는 뚜렷한 개성이 증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2편의 7가지 클래스는 구분자체가 1편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에너미 테러토리에서처럼 각 클래스의 기능을 제대로 살릴 때만 높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이 팀단위 전술을 유도하게 된다는 것이다(1편은 길가에 즐비한 시체의 장비만 갈아치우면 곧바로 클래스 변환이 가능했다 -_-;).
새로울 것은 없지만 일단 전편에서처럼 지정된 장소(리스폰 지점 등)에 구급상자나 탄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시리즈를 즐겨온 유저들을 적잖이 당황케 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플레이어의 치료는 위생병만이 가능한 일이며 적절히 장비를 수리해주는 공병의 역할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 2편에서 새롭게 추가된 지원병(Support)의 기능이 탄약을 지원해주는 역할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이렇게 각자의 기능을 살릴 때여야만 계급을 높일 수 있으며 일단 계급이 올라간 뒤에는 다양한 신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각 클래스의 개성에 맞는 플레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기존의 클래스 외에 흥미로운 요소는 ‘지휘관(Commander)' 개념의 추가다. 일정 계급 이상에서만 선택가능한 지휘관은 각 팀마다 1명씩 추대될 수 있다.
지휘관이 된 게이머는 마치 실제의 그것처럼 지도를 펼친 상태에서 각 플레이어를 지원하고 명령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데미무어 주연의 지아이제인 초반장면을 생각하면 된다). 지휘관은 기본적으로 적군의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는 위성사진촬영과 공중폭격, 무인정찰기 프레데터 UAV를 이용한 정찰, 보급품 지원까지 네 가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말그대로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의 플레이어가 각 플레이어를 통솔하는 격이다.
지휘관은 기본적으로 아군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지만 아군시야에 들지 않은 적군의 동태는 살필 수 없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위성촬영과 정찰기를 이용한 정찰로 적의 움직임을 주시해 음성채팅으로 재빨리 아군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융단폭격을 날려주는 것 또한 지휘관의 중요한 역할이다. 물론 폭격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는 만큼 아군이 존재하지 않는 위치에서 사용하거나 대피명령을 내려야하며 아군에게 피해를 남길 경우 계급점수가 하락한다는 점을 인지해야할 것이다.
배틀필드 2는 미국, 중국, 중동연합까지 세 종류의 선택가능한 국가가 등장한다. 중국군의 등장이 이채롭지만 왠지 C&C 제너럴을 상당수 참고한 듯한 모습이랄까.
국가별로 뚜렷한 특징을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F35 조인트스트라이크파이터, T-72 등 현대전에서 볼 수 있는 30종류가 넘는 차량과 적외선 타겟팅이 가능한 드라구노프 등 다양한 화기를 든 유닛의 등장은 밀리터리마니아들에게도 꽤 매력적으로 어필할만한 부분이다. 장갑차 등 폐쇄된 공간 내부에서도 창틀 사이로 총을 쏘는 등 전편보다 차량 내부에서 유닛의 움직임을 능동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변화다.
당초 100명에서 64명으로 줄어든 멀티플레이 참여인원은 공식적인 발표가 없었던 탓에 지금도 정확한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공개된 맵스타일은 모두 16인용과 16~32인용, 64인용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점을 보면 100명 멀티플레이 지원의 선언은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인지한 듯한 모양새다.
단지 걱정스러운 점은 미국찬양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각군의 모습이다. 물론 밸런스적인 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적어보이지만 개발사 DICE의 인수로 배틀필드 고유의 느낌이 사라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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