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머 대잔치 되어버린 지스타, 괜찮은가?
2018.11.19 17:27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많은 참가자가 몰린 '포트나이트' 스트리머 대난투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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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스타를 총평하자면 ‘개인방송 진행자’ 대잔치였다. 작년부터 그 기미가 보이더니 올해는 참가사 대부분이 인기 개인방송 진행자를 동원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메인 스폰서를 맡은 에픽게임즈부터 ‘악어’를 위시한 유명 인사를 동원해 ‘포트나이트’ 띄우기에 나섰으며 직접적인 경쟁작 ‘배틀그라운드’는 곳곳에서 개인방송 진행자를 동원한 대전을 열었다.
사실 앞서 이야기한 ‘포트나이트’와 ‘배틀그라운드’는 지스타에서 첫 선을 보이는 신작이라고 부르기는 애매하다. 둘 다 평상시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기에 개인방송 진행자를 동원한 이벤트로 흥행에 불을 붙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었다. 하지만 신작을 출품한 게임사 역시 개인방송 진행자를 대거 동원했다. 넥슨은 ‘대도서관’, ‘울산큰고래’ 등을 동원해 온라인 방송을 진행하며 기대감 조성에 총력을 다했다.
▲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셀럽 매치 현장에서 팬들과 기념 촬영 중인 BJ 파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트위치, 아프리카TV처럼 개인방송을 업으로 한 업체는 물론 엔비디아, LG전자 등 BTC 관에 자리한 하드웨어 업체도 ‘배틀그라운드’ 개인방송 진행자를 앞세워 참가자를 끌어 모았다. 올해 BTC에 첫 참가한 구글도 전략은 비슷했다. 풍월량, 홍진호 등 유명 개인방송 진행자가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모바일게임으로 대결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개인방송 진행자의 화력은 어마어마했다. 대도서관, 악어, 풍월량 등 인기 개인방송 진행자는 언제나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다. 벡스코 곳곳에서 지스타 현장에 방문한 개인방송 진행자와 팬미팅을 가지거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올해 지스타가 23만 명이 넘는 참가자를 끌어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힘은 게임보다는 개인방송 진행자로부터 나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 지스타가 구름관중을 동원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개인방송 진행자에서 나왔다 (사진제공: 지스타조직위원회)
개인방송 대잔치가 되어버린 지스타에 대한 평가는?
올해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니 내년 지스타도 ‘개인방송 진행자’ 대잔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 vs 게임이 아니라 개인방송 진행자가 서로 맞대결하는 풍경이 일상처럼 자리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지스타 2018이 막을 내린 이 시점에서 짚어볼 부분은 개인방송 진행자를 앞세워 인기몰이에 나서는 이 방향이 옳으냐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업계 의견은 반반으로 나뉜다.
우선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보는 재미’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지스타를 떠나서 생각해도 대중은 다른 사람의 게임을 보는 것에 익숙하다. 예전에는 e스포츠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스트리머까지 ‘보는 재미’가 확장됐다. 실제로 게임 스트리머는 게이머 사이에서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 개인방송 비중이 늘어나며 지스타에서 트위치가 차지하는 위상도 높아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특히 기술이 발전하며 PC는 물론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흔한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게임을 직접 하지 않아도, 보면서 그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이다. 보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도 게임사 입장에서는 반드시 공략해야 할 잠재적인 고객이다. 따라서 신작을 어필하는 것을 메인으로 앞세운 지스타 역시 게임을 시청하는데 익숙한 사람을 공략할 방법을 끊임 없이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 하나 살펴볼 점은 개인방송 진행자를 동원한 현장 이벤트는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래준다. 아무리 여유 있게 시연 공간을 마련해도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 대기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자기 순서가 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면 이번에는 차례를 기다리며 개인방송 진행자가 참여한 행사를 감상할 수 있다. 부스 대부분이 밖에서도 행사를 볼 수 있는 개방형으로 제작됐으며, 현장을 전해줄 대형 화면도 갖췄다. 실제로 행사를 보며 지루함을 달래는 관람객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 게임을 기다릴 때도 볼 것이 생겼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한 켠에서는 아쉬운 목소리도 있다. 가장 큰 부분은 게임 전시회에서 게임이 주가 아닌 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개인방송 진행자를 동원해 다양한 콘텐츠를 채우는 것도 좋지만 지스타는 ‘게임’ 전시회다. 당연히 행사의 주는 ‘게임’이 되어야만 한다. E3, 게임스컴, 블리즈컨 등 해외 주요 게임쇼에 방문하는 참가자들의 목적은 목 빠지게 기다려온 신작을 즐기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개인방송 진행자나 인플루언서를 동원한 현장 행사를 열지만 주 목적은 ‘게임’으로 압축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스타 역시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경쟁력 높은 신작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이 점은 주최 측만 힘을 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도 게이머를 매료시킬 신작을 현장에서 선보이는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게임이 부가 아닌 주가 되는 게임쇼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스타 주최 측과 국내외 게임사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개인방송 진행자도 좋지만 지스타의 본 목적은 게임이 되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쇼에 대한 관심을 높일 기대작이 줄어든 근본적인 이유는 플랫폼 편중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지스타 메인은 모바일이 차지했으며 PC, 콘솔, VR 신작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모바일게임을 즐기지 않는 참가자 입장에서는 할만한 게임이 없는 전시회로 기억된 것이다. 물밀듯이 몰려드는 모바일 신작에 지친 유저들에게 ‘이런 것도 있었어?’라며 주위를 환기해줄 색다른 신작이 꼭 필요하다. 내년 지스타는 좀 더 많은 기대작으로 꽉 찬 게임 전시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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