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미니게임천국, 옛날 분위기 유지하며 차별화 더했다
2023.07.18 12:00게임메카 김인호 기자
피처폰 시절, 미니게임천국은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의 국민게임이었다. 원터치 플레이라는 쉽고 단순한 방식과 아기자기한 캐릭터는 많은 이들의 취향을 저격했고, 총 5개의 시리즈 작품으로 이어지며 누적 다운로드 1,900만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오는 7월 27일, 미니게임천국이 새롭게 돌아온다. 원작 캐릭터와 감성은 그대로 살리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게임과 콘텐츠를 더했다. 과연 돌아온 미니게임천국은 2023년 유저들을 어떻게 사로잡을 생각인지, 컴투스 방용범 PD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컴투스 개발전략센터 퍼플캣스튜디오에서 미니게임천국을 만들고 있는 방용범 PD라고 한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를 개발했고, 2012년부터 2021년까지는 사커스피리츠 개발 총괄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2021년 말부터 미니게임천국을 담당해 현재까지 개발 중이다.
Q. 10년 넘는 시간 동안 없었던 미니게임천국 신작을 올해 선보이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미니게임천국은 피처폰 시절부터 컴투스 성장과 궤를 같이한 중요 IP인 만큼 사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되살려보고 싶어하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 2021년에 인턴 직원들에게 미니게임천국 일부를 구현하게 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이게 사내 테스트에서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 이때부터 정식으로 게임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떠냐는 물결이 내부에서 많이 일었던 것 같다.
Q. 기존 시리즈와의 차별점과 원작을 플레이해보지 않은 유저를 위해 신경 쓴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한 마디로 '티 나지 않는 차별화'가 목표였다. 과거의 향수를 훼손하지 않도록 게임성이나 아트 분위기는 유지하면서도, 너무 올드해 보이지 않도록 하는 소위 ‘뉴트로 스타일’을 추구했다. 이에 캐릭터나 배경은 예전 모습과 거의 흡사하지만, UI같은 경우는 트렌디하고 깔끔한 느낌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
원작을 플레이해보지 않은 유저들을 위해서는 새롭게 ‘푸드 시스템’이라는 것을 도입했다. 예전에는 별을 먹어 점수를 올리는 정도가 게임의 전부였지만, 지금은 떨어지는 푸드를 먹어 일정 거리를 점프한다든가, 주변을 빨아들인다든가 하는 요소들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요즘 게임에 익숙한 분들도 지루하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Q. 피처폰 시절에 인기있었던 시리즈인 만큼 전반적인 환경이나 모바일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시선이 좀 달라졌을 것 같다. 스마트폰 환경에서 미니게임천국만의 강점이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스마트폰 게임처럼 생기지 않은 게임이 스마트폰에 출시되는 게 오히려 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쟁이나 육성을 강조하는 게임에 지친 분들에게 짧고 집중력 있는 한 판으로 큰 재미를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Q. 피처폰과 스마트폰이 물리적으로 다른 만큼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게임을 개발하며 맞닥뜨렸던 첫 번째 문제가 손맛 살리기였다. 아무래도 피처폰과 스마트폰은 물리적으로 다르다 보니 동일한 손맛을 구현하는 게 불가능했다. 다만, 스마트폰의 진동을 단계별로 조절하는 기능을 통해 이를 최대한 살릴 수 있었다. 넓어진 화면 크기에 따른 진행 속도 변화의 경우 장애물 등장 타이밍을 앞당기는 등 별도 작업으로 조정했다.
Q. 정식 출시에서 선보일 콘텐츠 규모와 신작만의 미니게임 및 개발 배경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정식 출시 때는 총 13개의 미니게임과 53종 캐릭터, 머리와 얼굴, 손에 부착할 수 있는 460종 코스튬, 79종 스킨을 선보인다. 모드로는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일반 게임’, 금메달이라는 인게임 재화를 랭킹별로 획득할 수 있는 ‘메달 리스트’, 학교 대항전이나 MBTI 대항전처럼 특정 콘셉트를 걸고 경쟁하는 ‘이벤트 팀 배틀’이 준비된다.
그리고 신작만의 미니게임으로는 ‘날아날아’가 있다. 작년에 인턴분들이 참여한 미니게임 프로젝트 중 상위권에 입상했던 게임을 튜닝한 버전이다. 물론, 최초 창작자의 제작 의도는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다시 만들었다.
Q. 이번 게임 개발에 인턴분들 활약이 컸던 것 같다. 지금도 개발에 참여하고 있나?
인턴 관리를 담당하고 있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 해당 프로젝트에 계속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날아날아’를 리빌딩한 후 리뷰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실제 게임에 본인들의 창작물이 적용된 것을 보며 뿌듯해 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Q. 캐릭터 성장이나 BM은 어떤 방식인가?
캐릭터마다 특정 모드에서 발동하는 스킬이 있으며 해당 캐릭터를 중복해서 얻으면 스킬레벨이 상승하는 구조다. 그렇다고 한계치가 매우 높게 설정된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캐주얼게임 수준을 상상하면 될 것 같다.
캐릭터와 코스튬 등은 ‘미니 상자’, ‘일반 상자’, ‘천국 상자’로 구성된 3단계 상자 뽑기를 통해 얻는다. 다만, 히든 도전 과제를 통해서도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데, 해당 캐릭터들은 최초 입수 방법만 다를 뿐 다른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뽑기를 통해 성장시킬 수 있다.
Q. 예전 미니게임천국에서는 컴투스 내 다른 IP 캐릭터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게 있는지?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아트에서 가장 우선했던 작업이 과거 캐릭터 복원이었고, 두 번째가 자사 컬래버레이션 캐릭터들을 어떻게 추가할지 고민하는 것이었다. 정식 출시 때 붕어빵 타이쿤, 포춘골프, 액션 퍼즐 패밀리, 슈퍼 액션 히어로를 비롯해, 서머너즈 워, 타이니팜, 낚시의 신, 아이모, 드래곤 스카이 캐릭터들이 모두 등장한다. 앞서 말한 히든 도전 과제를 통해 컬래버레이션 캐릭터들을 획득할 수 있으며, 추억을 자극하는 옛날 BGM도 제공할 예정이다.
Q. 정식 출시 기준으로 신규게임 1종을 제외하면 기존 시리즈 게임 중 12종이 구현되는데, 선택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가장 최신작인 미니게임천국 5를 기준으로 삼았고, 총 20개 게임 중 호흡이 길지 않은 것 위주로 선택했다. 물론, 기존 모든 게임들의 구성안은 전부 정리해서 가지고 있는 만큼, 신규 미니게임과 과거 미니게임을 병행해가며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Q. 게임 한 판당 호흡은 어느 정도로 잡았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숏폼 시대다 보니 되도록 짧게 가져가려 했다. 초보 유저 같은 경우는 1분 내외, 어느정도 익숙해진 중수 유저의 경우 3분 내외, 정말 숙련된 고수 유저의 경우에도 가급적 10분은 넘지 않도록 설계했다.
Q. 전작에서는 별을 모으고 축적하는 재미도 있었다. 이번 신작에서도 동일한가?
과거에는 별이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보석이라는 재화가 ‘하드 커런시’ 역할을 한다. 별은 모은 개수에 따라 시즌 패스 단계를 해제하거나, 점수에 영향을 주는 용도로 사용된다.
Q. 업데이트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은?
아무래도 신규 미니게임의 빠른 업데이트다. 개발팀의 정기적인 회의와 사내 유관 부서 및 인턴분들에게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실시간으로 다른 유저와 온라인 대전을 펼치는 모드와 블루투스를 연결해 대결하는 모드를 계획하고 있다. 온라인 대전 같은 경우 기술적인 문제는 없지만 다른 유저의 상황을 한 화면에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를 고민 중이다.
Q. 유저 아이디어를 받아 미니게임을 제작해 볼 생각은 없나?
적극적으로 열려 있지만, 어떻게 아이디어를 받아서 어떤 형태로 제작할지 구체적으로 나온 계획은 아직 없다. 현재로서는 신규 게임을 만들기 보다는 전작에 있던 게임을 추가하는 우선순위에서 유저 의견을 받는 게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Q. 업데이트 주기는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
2~3개월에 하나씩은 추가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예전 미니게임의 복원과 신규 미니게임의 제작이 병행될 예정이다.
Q. 추후 인기가 없는 미니게임은 삭제되는 방식인가?
인기가 없다고 해서 유저 100명 중 100명 모두가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소수라도 분명한 팬이 있는 만큼 삭제보다는 개선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Q. 랭킹이 중요한 게임인 만큼 핵 문제도 빠질 수 없다. 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개발팀에서 굉장히 공들여 준비하고 있는데 핵 유저들이 볼까 조심스럽다. 간단하게만 말씀드리면 게임이 끝났을 때 해당 점수가 올바른 결과값인지 클라이언트에서 다시 한번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Q. 과거 미니게임천국은 학교 대항전 같은 이벤트를 통해 피자를 보내주기도 했었다. 이번에도 그런 마케팅이 기획되어 있는가?
아무래도 글로벌 서비스를 하다 보니 과거와 동일한 이벤트를 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국을 제외한 해외 국가는 어떤 이벤트를 열지 깊게 고민해보고 나면 관련 오프라인 이벤트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인게임적으로 글로벌과 국내 버전에 차이점이 있나?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는 모두 동일하다. 다만, 인게임 재화인 ‘금메달’을 획득함에 따라 ‘썬칩’이라는 별도 재화를 얻게 되는데, 국내에서는 해당 재화를 지갑 앱을 통해 ‘엑스플라(XPLA)’로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 물론 썬칩을 금메달로 교환할 수 있는 건 국내와 글로벌 모두 가능하다.
Q. 오랜 시간 출시를 기다린 팬분들께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린다
명성이 어마어마한 게임이다 보니 개발하면서 부담이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광고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며 개발팀만 열심히 한 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수많은 팬분들이 함께하고 있구나 싶어 힘이 났다. 정말 열과 성을 다해 준비했고, 설령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열심히 개선하도록 하겠다. 많은 사랑과 질타, 그리고 격려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