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에서 백만장자까지(인더스트리 자이언트 2)
2003.03.05 11:51지명근
시작은 계란팔이부터
천릿길도 한걸음부터. 모든 일은 바닥부터 이루어가는 것이다. 백만장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자본이 없는 한 작은 회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더스트리 자이언트 2(이하 인더 2)에서는 양계장을 짓고 작은 백화점을 짓는 것에서부터 게임이 시작된다. 계란조차도 쉽게 팔리는 것이 아니다. 수요에 맞게 공급량을 조절해 주어야하며 그 운반경로와 보관방법까지도 모두 게이머의 소관이다. 무슨 계란하나 파는데 그렇게 힘드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새로운 시장경로를 개척하는 것은 그런 노력조차 없다면 불가능하다. 계란을 팔만한 시장경로가 확보되어 백화점이 흑자로 돌아선다 해도 그게 끝이 아니다. 양계장 백날 지어봐야 수요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 사람들이 평생 계란만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의 양을 기점으로 계란의 수요는 늘지 않는다. 공급과잉의 상태가 벌어지면 가격의 하락과 재고의 증가로 오히려 적자를 거두는 경우가 생기게 될 것이다.
경영시뮬레이션의 진수를 보여 준다
위에서 보아서 알겠지만 인더 2는 그다지 만만한 게임이 아니다. 초반에는 게이머를 배려해서 많은 진행상의 도움을 주겠지만 슬슬 게임이 익숙해져 가면 여러 가지를 암기하면서 게임을 진행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운송방법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으며 각각의 상황에 맞는 운송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사항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운송과정중의 갖가지 사고에 대비해야 하며 운송사고가 벌어지면 재빨리 다른 방법으로라도 물품을 조달하고 운송경로를 복구해야 한다. 이건 즐기는 의미의 게임이 아니라 아예 무슨 시험을 게임으로 평가하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것을 꼭 편하게 즐기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런 종류의 게임에도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언가를 치밀하게 계획해서 차곡차곡 쌓아나가며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변수에도 대비해둔다. 작은 스케일이라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스케일이 커지면서 점점 불어나고 있는 자신의 회사를 일일이 신경 쓰고 경영해가면서 돌발적으로 벌어지는 사고를 대비해가며 백만장자의 꿈을 키워가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가며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극복했을 때의 쾌감을 즐기는, 그런 종류의 게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방식의 플레이만이 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일차적인 목적이 이른바 ‘거상’이 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작은 마을규모의 유통회사에 만족하면서 근근이 회사의 살림을 꾸려가는 플레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거상이 목표인 사람들은 거상을 향해 힘껏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나름대로의 자유도가 이 게임에선 존재하고 있다.
경영에 중요한 요소들
인더 2에서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은 단지 운송과 여러 가지 유통의 보조뿐만이 아니다. 근간이 되는 사업들에도 손을 써서 한 도시의 시장경제자체를 책임져야한다. 벌목부터 시작해서 채광과 제련, 그리고 산유산업까지……. 경제 활동에 관련되는 모든 분야가 게이머의 책임 하에 있는 것이다. 단지 이런 기본이 되는 산업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운송 망과 유통체계가 필요하기에 운송과 유통이 좀더 중요시되는 것이다.
금속으로 된 물품을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채광시설을 지어야한다. 채광시설을 금속의 재료가 묻혀있는 장소에 짓는 것이 우선, 그리고 최대한 가까운 지역에 제련소를 지어야 한다. 채광시설에서 채굴되어 나온 금속을 제련소에서 제련하고 이것을 시장에 유통시키기 위해 창고에 보관해둔다. 물론 창고는 백화점과 제련소의 중간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제련은 않은 양이 공급된다고 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어지간한 크기의 도시라면 채광시설 하나에서 50%가량 채굴되어 나오는 양의 금속조차 소화시키지 못한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외부의 도시에 수출하면 되겠지만 초중반의 진행에서는 과 공급이란 의미 없는 행위일 뿐이다.
벌목이나 산유시설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건설 타이밍과 양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잘 조절해 줘야 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1900년대 초에는 산유시설은 그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며 나무에 대한 의존도가 생각보다 높다. 산유시설은 천천히 다른 산업이 안정된 후에 석유를 필요로 하는 시기가 오게 되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야 하며 나무의 경우에는 초반부터 많은 양을 벌목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수는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가장 중요한 이 게임에서는 소비자인 시민의 수가 부족하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그 도시에서 크게 성공하기란 극히 힘든 경우라 할 수 있다. 일단 적당한 인구수를 확보하고 있는 중요지역을 차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실제 경제 활동에 보다 흡사한 게임이 되어
인더 2는 물론 실제 경제생활의 시뮬레이터는 아니다. 최대한 흡사하게 경제 활동을 묘사하려 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게임에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일 따름이지 완벽한 시뮬레이터 수준은 닿지 못했다. 아무리 리얼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너무나 리얼한 것을 보면 오히려 부담을 가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더 2는 리얼함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가볍게 경제 시뮬레이션을 즐기려는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뮬레이터라는 시점에서 본다면 미흡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리얼함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키려 했으며 그것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는 찬사를 보낼만하다. 자신만의 회사를 키워가는 즐거움을 한번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글/ 지명근)
천릿길도 한걸음부터. 모든 일은 바닥부터 이루어가는 것이다. 백만장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자본이 없는 한 작은 회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더스트리 자이언트 2(이하 인더 2)에서는 양계장을 짓고 작은 백화점을 짓는 것에서부터 게임이 시작된다. 계란조차도 쉽게 팔리는 것이 아니다. 수요에 맞게 공급량을 조절해 주어야하며 그 운반경로와 보관방법까지도 모두 게이머의 소관이다. 무슨 계란하나 파는데 그렇게 힘드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새로운 시장경로를 개척하는 것은 그런 노력조차 없다면 불가능하다. 계란을 팔만한 시장경로가 확보되어 백화점이 흑자로 돌아선다 해도 그게 끝이 아니다. 양계장 백날 지어봐야 수요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 사람들이 평생 계란만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의 양을 기점으로 계란의 수요는 늘지 않는다. 공급과잉의 상태가 벌어지면 가격의 하락과 재고의 증가로 오히려 적자를 거두는 경우가 생기게 될 것이다.
경영시뮬레이션의 진수를 보여 준다
위에서 보아서 알겠지만 인더 2는 그다지 만만한 게임이 아니다. 초반에는 게이머를 배려해서 많은 진행상의 도움을 주겠지만 슬슬 게임이 익숙해져 가면 여러 가지를 암기하면서 게임을 진행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운송방법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으며 각각의 상황에 맞는 운송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사항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운송과정중의 갖가지 사고에 대비해야 하며 운송사고가 벌어지면 재빨리 다른 방법으로라도 물품을 조달하고 운송경로를 복구해야 한다. 이건 즐기는 의미의 게임이 아니라 아예 무슨 시험을 게임으로 평가하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것을 꼭 편하게 즐기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런 종류의 게임에도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언가를 치밀하게 계획해서 차곡차곡 쌓아나가며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변수에도 대비해둔다. 작은 스케일이라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스케일이 커지면서 점점 불어나고 있는 자신의 회사를 일일이 신경 쓰고 경영해가면서 돌발적으로 벌어지는 사고를 대비해가며 백만장자의 꿈을 키워가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가며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극복했을 때의 쾌감을 즐기는, 그런 종류의 게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방식의 플레이만이 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일차적인 목적이 이른바 ‘거상’이 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작은 마을규모의 유통회사에 만족하면서 근근이 회사의 살림을 꾸려가는 플레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거상이 목표인 사람들은 거상을 향해 힘껏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나름대로의 자유도가 이 게임에선 존재하고 있다.
경영에 중요한 요소들
인더 2에서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은 단지 운송과 여러 가지 유통의 보조뿐만이 아니다. 근간이 되는 사업들에도 손을 써서 한 도시의 시장경제자체를 책임져야한다. 벌목부터 시작해서 채광과 제련, 그리고 산유산업까지……. 경제 활동에 관련되는 모든 분야가 게이머의 책임 하에 있는 것이다. 단지 이런 기본이 되는 산업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운송 망과 유통체계가 필요하기에 운송과 유통이 좀더 중요시되는 것이다.
금속으로 된 물품을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채광시설을 지어야한다. 채광시설을 금속의 재료가 묻혀있는 장소에 짓는 것이 우선, 그리고 최대한 가까운 지역에 제련소를 지어야 한다. 채광시설에서 채굴되어 나온 금속을 제련소에서 제련하고 이것을 시장에 유통시키기 위해 창고에 보관해둔다. 물론 창고는 백화점과 제련소의 중간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제련은 않은 양이 공급된다고 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어지간한 크기의 도시라면 채광시설 하나에서 50%가량 채굴되어 나오는 양의 금속조차 소화시키지 못한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외부의 도시에 수출하면 되겠지만 초중반의 진행에서는 과 공급이란 의미 없는 행위일 뿐이다.
벌목이나 산유시설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건설 타이밍과 양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잘 조절해 줘야 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1900년대 초에는 산유시설은 그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며 나무에 대한 의존도가 생각보다 높다. 산유시설은 천천히 다른 산업이 안정된 후에 석유를 필요로 하는 시기가 오게 되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야 하며 나무의 경우에는 초반부터 많은 양을 벌목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수는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가장 중요한 이 게임에서는 소비자인 시민의 수가 부족하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그 도시에서 크게 성공하기란 극히 힘든 경우라 할 수 있다. 일단 적당한 인구수를 확보하고 있는 중요지역을 차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실제 경제 활동에 보다 흡사한 게임이 되어
인더 2는 물론 실제 경제생활의 시뮬레이터는 아니다. 최대한 흡사하게 경제 활동을 묘사하려 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게임에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일 따름이지 완벽한 시뮬레이터 수준은 닿지 못했다. 아무리 리얼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너무나 리얼한 것을 보면 오히려 부담을 가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더 2는 리얼함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가볍게 경제 시뮬레이션을 즐기려는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뮬레이터라는 시점에서 본다면 미흡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리얼함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키려 했으며 그것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는 찬사를 보낼만하다. 자신만의 회사를 키워가는 즐거움을 한번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글/ 지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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