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 네이션스 컵, 한국어 중계는 '한국 팀'에만 집중한다
2019.08.08 18:41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작년에 전세계 게임 시장을 강타했던 ‘배틀로얄’, 하지만 e스포츠에서는 그 정도의 파워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부분은 ‘배틀로얄’ 자체가 선수 수십 명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존대결을 펼치기에 시청자에게 경기를 재미있고, 쉽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대 배틀로얄 시대’를 열었던 펍지도 이에 대한 고민을 이어왔다. 그 끝에 기존 e스포츠와 다른 중계 방식을 찾아냈다. 원하는 팀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맞춤형 중계’다.
펍지는 8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 펍지 네이션스 컵 미디어데이’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발전 계획을 공개했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막을 올린 것은 2017년 하반기부터지만 초반에는 예상치 못한 난제가 많았다. 시청자들이 경기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과 함께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만 봐도 규칙도 다르고, 각 팀 순위를 매기는 포인트 산정 방식도 차이가 있어서 팬 입장에서 대회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펍지가 마련한 비밀병기가 ‘맞춤형 중계’다. 좋아하는 팀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펍지 신지섭 센트럴 e스포츠 디렉터는 “경기 중계 화면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오는 9일에 열리는 펍지 네이션스 컵에서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중국어 번체, 베트남어, 태국어, 러시아어 등 총 8개 언어에 각각 최적화된 화면을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모든 경기 상황을 지켜보거나, 몇 분 단위로 여러 팀을 돌아가면서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응원하는 팀을 시작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중계다.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배틀로얄 게임의 경우 선수 다수가 얽힐 수밖에 없다. 여러 사람 중 마지막으로 살아남는 자를 가리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60명이 넘는 선수가 한 경기에서 뛸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을 고려했을 때 화면 하나를 통해 모든 팀의 상황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선수 수를 줄여버리면 ‘배틀로얄’의 맛이 살지 않는다. 따라서 특정 팀을 계속 따라가며 경기를 지켜볼 수 있는 방식은 ‘다 대 다 동시 대결’이라는 기존 e스포츠 종목과는 완전히 다른 특성을 지닌 ‘배틀로얄’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신지섭 디렉터는 “아무래도 배틀로얄이라는 장르 자체가 운영 또는 방송 중계 면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울러 재미를 전달하는 부분에도 장벽이 있다”라며 “하지만 펍지는 배틀로알이 인기 있는 e스포츠가 되리라 확신하고 있다. 정통 스포츠나 기존 e스포츠의 방법으로는 재미를 끌어내기가 어렵기에 경기의 모든 내용을 이해할 필요 없이 응원하는 국가 또는 팀 위주로 스토리를 따라가게 한다면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펍지 네이션스 컵’은 앞서 이야기한 중계를 시험해볼 수 있는 최적의 대회다. 이번 대회는 국가대항전으로 각 나라에서 대표팀이 1팀씩 출전한다. 팬들 입장에서도 자국 대표팀을 따라가며 경기를 지켜보기 좋은 구조다. 보는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한 대안으로 ‘맞춤형 중계’를 꺼낸 펍지가 그 첫 무대라 할 수 있는 ‘펍지 네이션스 컵’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러시아, 영국, 터키, 핀란드, 베트남, 일본, 중국, 대만, 태국, 호주까지 15개에서 선발된 각 나라 올스타팀이 출전해 ‘배틀그라운드’ 최강국을 가린다. 1팀에 선수는 4명이며 한국 대표로는 Gen.G e스포츠 ‘피오’ 차승훈, ‘로키’ 박정영, DPG 다나와 ‘이노닉스’ 나희주, 디토네이터 ‘아쿠아5’ 유상호가 나선다. 총 15개 팀, 60명이 맞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상금 규모는 50만 달러이며, 각 팀은 3일 간 총 15경기를 소화한다.
이 외에도 펍지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지섭 디렉터는 “우선 페이즈 3부터 ‘사녹’을 대회에서 사용하고, ‘비켄디’도 밸런스를 검증한 후 e스포츠 맵으로 사용할 예정이다”라며 “프로팀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판매 수익을 프로팀과 나누는 e스포츠 아이템 판매를 확장하고, 시청 시스템도 꾸준히 개선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회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도 필요하다. 지난 7월에 열린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대회 ‘MET 아시아 시리즈’는 정전으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도 있었고, 중국 팀들의 티밍(암묵적으로 다른 팀과 협력하는 것)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신지섭 디렉터는 “정전으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어 선수들이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사건이 있었다. 향후 명확한 규정과 프로 팀과의 소통을 통해 프로세스를 구축하려 한다”라며 “경기 중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면 면밀히 조사 후, 부정행위가 입증되면 처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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