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2, 옛날의 감동 그 이상
2014.07.04 14:31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6월 21일 한국화 정식 발매된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2'
닌텐도의 대표 타이틀 ‘젤다의 전설(이하 젤다)’ 시리즈의 최신작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2’가 닌텐도 3DS로 지난 6월 21일(토) 국내에 한글화 정식 발매됐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용사로 선택 받은 주인공 ‘링크’의 모험을 그린 어드벤처 게임이다. 특히 이번 최신작은 1991년 슈퍼패미컴으로 발매되어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꼽히는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2’는 전편의 탑뷰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이 ‘벽화 시스템’을 추가하고 높낮이를 이용한 플레이를 강화하여 던전퍼즐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장비 아이템을 대여해주는 ‘라비오의 상점’ 시스템을 추가해, 정해진 순서로 던전을 클리어하는 시리즈의 틀을 깼다.
북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2’를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다.
▲ 이번 작품의 핵심 인물은 역시 용사 '링크'와 공주 '젤다'
전작과 비슷하지만, 확실히 다른 새로운 작품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2’는 전작에서 마왕 ‘가논’이 봉인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하이랄 왕국을 그린다. 주인공인 ‘링크’는 대장장이 수습생으로 손님이 두고 간 칼을 전해주러 가다가, 칠현자의 후손을 그림 속에 가둔 사제 ‘유가’와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칠현자의 후손을 모두 잡아서 ‘가논’의 힘을 얻으려는 ‘유가’의 음모를 막기 위해 ‘링크’는 하이랄 왕국과 반전세계인 로우랄 왕국을 넘나들며, 봉인된 칠현자의 후손과 2개의 왕국을 구하기 위한 모험을 펼친다.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의 후속작이라 그런지 이번 작품의 맵은 전작의 구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마을이나 던전의 위치도 같은데다, 이번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도 새로운 악당이 추가되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 전작(왼쪽)과 최신작(오른쪽)의 비교, 느낌은 비슷하다
크게 봤을 때는 별 다른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2’에서는 전작에 없던 요소를 충분히 넣었다. 3D로 깔끔하게 바뀐 맵에는 더욱 치밀하게 숨겨진 보물과 미니게임 존 등이 새롭게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작품부터 ‘마이마이미아 찾기’와 ‘황금 꿀벌 찾기’ 같은 다양한 보상을 주는 수집 요소가 추가되어 재미를 더한다.
‘링크’를 벽 안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벽화 시스템의 추가로, 필드의 입체적인 느낌도 훨씬 두드러졌다. 특히 벽화로 변신하면 탑뷰에서 사이드뷰로 시점이 전환되기 때문에, 주위 둔덕에 숨겨진 동굴이나 벽에 붙어있는 숨겨진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높이 시스템을 강화로 실제 게임 내에서 낙하 시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느낌이 탑뷰로 진행되는 게임인데도 상당히 실감났다.
▲ 벌아저씨와 점술가 등 다양한 요소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스토리도 크게 인물의 특징이 드러나지 않았던 전작과 달리, 각 인물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이번 최신작에는 하이랄 왕국과 로우랄 왕국의 다양한 등장인물이 지닌 각자의 사정에 대해 알아가고, 동시에 반전세계의 진실과 진정한 용기를 깨우쳐가는 용사 ‘링크’의 모습을 그려내어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하였다.
혹시라도 전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번 작품은 게임 내의 ‘하이랄’ 왕성에서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의 이야기를 벽화로 만나볼 수 있어 게임의 이해를 돕는다.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부분에서 ‘젤다의 전설’ 개발진이 새로운 유저들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 하이랄 왕성에서 전작의 스토리를 볼 수 있다
▲ 게임 내에서 등장인물들의 개성넘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두뇌 풀 가동!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진 던전퍼즐
본격적으로 하이랄 왕국을 구하기 위한 던전 모험을 시작할 때쯤, 주인공의 집은 ‘라비오’라는 방랑상인의 가게로 바뀐다. ‘라비오의 가게’에서는 던전 클리어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를 대여할 수 있어, 순서대로 클리어해야 했던 던전의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실제 던전에서 장비 아이템을 모으는 재미가 사라지긴 했지만, 던전퍼즐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재미가 더 컸다.
더불어 이번에 추가된 대여 시스템으로, 순서대로 진행되던 ‘젤다’ 시리즈의 던전 시스템도 큰 변화가 생겼다. 원래 장비 아이템을 던전에서 획득해야 했기 때문에 순서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클리어할 수 없었던 방식에서, 이번 ‘라비오의 가게’ 추가로 오픈 월드까지는 아니지만 자유로운 던전 선택이 가능해졌다
▲ 정체불명의 방랑상인 '라비오'로부터 다양한 아이템을 대여할 수 있다
물론 던전 클리어 순서가 사라졌다고 해서, ‘젤다의 전설’ 특유의 재미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이번 작품에서 추가된 벽화 시스템을 통해, 던전퍼즐은 더욱 복잡해졌다. 벽화로 변신한 링크는 좁은 창살을 지나가거나, 끊어진 다리를 대신에 벽을 이용하는 등이 가능했는데, 나중에는 높이 때문에 올라가지 못하는 플랫폼에 벽화로 변신하여 이동하거나 사이드뷰의 시점을 이용해 사각지대에 숨겨진 스위치를 찾는 등의 교묘한 플레이를 종종 요구했다.
높이 개념도 전작보다 강화되어 떨어지는 위치 등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활용하여 높은 곳에 있는 플랫폼에서 타이밍에 맞춰 한참 아래쪽에 위치한 플랫폼을 향해 뛰어내리는 아슬아슬한 플레이부터, 망치로 스프링을 내려쳐 위층으로 올라가는 등이 가능해졌다.
▲ 높은 플랫폼에 올라가거나, 벽화로 변신해서 던전을 클리어 해야한다
게임 내에서 만날 수 있는 던전은 초반에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간단한 던전퍼즐과 약한 몬스터가 나오지만, 중 후반부터는 대여장비를 적절히 이용하지 않고서는 클리어하기 상당히 힘들다. 특히 어둠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강력한 몬스터, 불을 켜고 있으면 보이지 않는 마법의 벽, 폭탄이나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괴물 손’을 이용해 작동시켜야 하는 스위치 등 플레이어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하는 도전적인 던전퍼즐들이 존재한다.
필드나 던전에서 만나는 몬스터는 적절한 완급조절이 이루어졌지만, 보스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난이도가 그리 어렵지 않아 아쉬웠다. 후반에 돈을 많이 모아 강화된 장비로 몇 번 공격하면 보스들은 금방 쓰러지기 일쑤였고, 패턴도 그렇게 전작과 비교하면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보스는 전작과 똑같이 생긴 것은 물론, 공략법도 같아 재미를 반감시켰다.
▲ 몇몇 보스는 몇대 때리지도 않았는데 죽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젤다 시리즈의 이스터에그가 미니게임으로
나오다
이번 게임에서 가장 반가웠던 부분은 역시 다양한 미니게임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미니게임은 게임 곳곳에 위치한 미니게임장에서 즐길 수 있었다. 각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모두 다르며 ‘꼬꼬 피하기’, ‘달리기 경주’, ‘옥타 구장’ 등이 존재한다.
미니게임은 언뜻 보기엔 간단해 보이지만, 상당한 난이도를 지닌다. 기자가 즐겼던 ‘꼬꼬 피하기’의 경우, 단순히 일정 시간 동안 닭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면 되는데도, 제한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번번히 실패하기도 했다. 특히 처음에는 닭이 날아오는 속도가 느리고 버텨야 할 시간도 적지만, 나중에는 닭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999초의 긴 제한시간을 버텨내야 해 포기했다.
대부분 미니게임은 루피를 일정량 내야 즐길 수 있는데, 목표를 달성하면 그 배에 해당하는 상금이나 더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어 자주 찾아가게 된다. 특히 장비 대여를 위해 풀이나 보물을 찾으러 다니는 것이 귀찮을 때는 미니게임을 통해 효율적으로 루피를 모을 수 있다.
▲ 게임 내에서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 옥타구장, 꼬꼬 피하기
처음 하는 사람, 전작을 해본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는 작품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2’는 전작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의 리메이크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두 작품은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최신작답게 새로운 벽화 시스템과 높이의 개념을 도입한 도전적인 퍼즐 던전은 물론, 다양한 미니게임, 수집요소와 적절한 난이도 조절을 선보이며 자신을 전작과 확실하게 구분지었다.
보스전은 부분이 약간 아쉽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총평을 내린다면, 13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전작의 팬과 새롭게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접하는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작품으로 다가온다.
▲ 수습 대장장이가 세계를 구하는 용사가 되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
▲ 안되겠소 쏩시다!